기적적 회복… 가능한가?
보건학박사 박정환
신용불량자 신세, 결핵에 걸린 남편, 끼니를 거르는 세 아이와 함께 사는 이일선(38)씨는 수술도 불가능한 자궁경부암3기 판정을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좌절하며 주저앉을 상황이었으나 그녀는 기적적으로 회복하였고, 여러 해 후에도 말기암환자였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필자는 이일선씨의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그녀가 기적적으로 회복된 이유에 수긍이 갔다. 왜냐하면 현대과학/의학적 발견들이 그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해 주기 때문이고, 필자 역시 기적적 회복을 체험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고등학교시절부터 불치 관절염인 강직성척추염으로 고통당하였고 12년간 수많은 치료도 소용없어 고통과 절망 가운데 무기한 금식기도를 하다 전인 치유의 길을 알게 되어 기적적으로 회복하게 되었다.
의학계에서는 기적적 회복 사례를 ‘자발적 치유(Spontaneous Remission)’라고 부른다. 근자에 오랜 세월 무시되어 온 이러한 기적적 회복 사례들을 연구하여 병 치료에 적용시키려는 노력이 증가되어 왔다. 예로, 신경화학자인 브랜던 오리건박사와 카일 허쉬버그박사는 1993년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적인 암치유 1,574 사례들을 조사하여 ‘자발적 치유: 주석달린 목록’이란 책으로 발간하여 미국 과학도서상을 받았다. 또한, 바이오피드백 분야 선구자로 알려진 그린 박사 팀은 400종의 암 자발적 치유 보고들을 분석하였다. 환자들은 자신들의 회복 이유를 다양하게 들었는데, 그 중 모든 사례들에게 있어서 공통된 요소가 있었는데 그것은 ‘희망’과 ‘긍정적 자세’였다.
그러면, 이일선씨의 사례를 통하여 기적적인 치유 요인들을 살펴 보자.
첫째, 기본적 건강습관을 실천했다. 그녀는 암진단을 받은 이후 짜고 단 음식, 탄 음식 등 나쁘다는 음식을 멀리했다. 웬만한 거리는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녔고 1주일에 2, 3번 산에 올랐다. 즉, 그녀는 건강습관을 실천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많은 암환자들이 실시한다. 그러나 기적적 회복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소수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무엇이 달랐을까?
둘째, 적극적이었다. “사실상의 사형선고가 내려진 그 때 스스로를 향해 ‘나는 암 환자가 아니다’라고 외쳤어요. 가장 힘들 때 가족을 두고 죽을 수는 없었어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꼭 살자고 다짐했습니다.” 암선고를 받은 후에 다른 사람이면 절망할 때 그녀는 달랐다. “몸을 후벼 파던 고통의 원인을 알았으니 오히려 ‘이제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아는 사람들을 불러 파티를 열었죠.” 즉, 그녀는 병에 져서 물러나지 않고 병을 이기고자 결심한 것이다. 학자와 의사들이 병을 이기는 환자들에게서 흔히 발견하는 요소인 ‘투병 정신(Fighting Spirit)’이 투철하였다.
셋째,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도록 하였다. 그녀는 스포츠댄스, 레크리에이션 수업 등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다. 소극적이었던 그녀는 적극적이고 쾌활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정신신경면역학은 우리의 신경계-내분비계-면역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부정적인 생각과감정은 면역을 낮추고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은 면역을 높이는 것을 보여 준다. 웃음치료 연구로 국제적으로 알려졌고 필자의 박사논문 지도교수 중 한분이기도 하였던 정신신경면역학자인 리 벜 박사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긍정적 감정들은, 우리 몸 안에서 유익한 약들을 만들어 내는 놀라운 원천이다. 행복이 행복을 낳는다. 긍정적 감정들과 행동들은 우리의 세포들을 재생시키고, 우리의 삶에 활력을 불러 일으킨다.”
넷째, 자신을 초월하는 기쁨을 느꼈다. “암 진단 후 무일푼이었던 제 손에 보험금 2,000만원이 들어왔고, 마침 그 때 돈이 없어 백혈병으로 죽어 가는 아이의 얘기를 듣고는 그 병원 원목실에 보험금 일부를 익명으로 놓고 나와 병원 계단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것은 슬퍼서가 아니라 고통을 나누었다는 기쁨의 눈물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나온 다이놀핀(통증 해소에 몰핀보다 400배 강한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이 암뿌리까지 뽑아간 것 같아요. 그 일 후에 MRI를 찍었는데 암덩어리가 깨끗이 없어졌더군요.”
환자의 회복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자신에게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성경은 환자가 자신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도와줄 때 자신의 치료가 급속하게 된다고 한다 (이사야 58: 7-8). 현대과학은 환자가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을 때 다이놀핀과 같은 호르몬들이 면역체계에 강력하게 긍정적인 작용을 일으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이기도록 돕는 것을 보여준다.
뉴스위크지(9/24/1990)는 ‘의학의 미래’라고 하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신면역학이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임상분야가 될 것이고, 이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의학 분야인 종양학과 심장학을 대체하게 될 것이며, 건강한 생각이 결국 알러지로부터 간이식을 포함하는 모든 치료와 질병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임을 예고하였다. 또한, 근자에 정신면역학의 발전과 함께 상상할 수 없었던 극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영성/종교와 건강’ 분야가 부각된 것이다. 지난 20세기 내내 종교는 건강과 분리되거나 건강을 오히려 해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1990년대 들면서부터 영성/종교와 건강에 대한 연구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서 이루어져 매년 수 천건의 연구들이 발표되며 타임지 등 각종 일반 대중 매체에서도 다루어지고 있다. 연구들에 의하면 영성/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역경에서 잘 회복하고, 더욱 풍성한 삶을 살게 되며, 병이 빨리 낫고, 생존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암 생존자들에 대한 연구들을 분석한 기사에서 메요클리닉 크리건박사는 결론짓기를, “장기간 암 생존자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전략은 영적인 것이다”라고 하였다 (Proceedings, 1997, p. 163). 이런 변화로 인하여 1992년에는 미국 내 3개 의과대학에서만 ‘영성과 건강’에 관한 강의가 있었으나, 2008년에는 143개 의과대학 중 거의 100개 이상 의과대학에서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영성/종교와 건강에 관한 많은 연구들은 ‘조사연구’들로서 그것을 프로그램화 하여 실제로 환자 치료에 적용한 ‘실험연구’를 찾기 어려운 것을 발견하고 필자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불치병에서 회복된 체험과 성서적 치유 원칙들을 토대로 ‘너머 보고 기뻐하라(Look Beyond & Rejoice)’ 치유 모델을 만들고 최신의 과학∙의학적 발견들을 접목하여 환자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로마린다 보건대학원에서는 교수진에게만 지원하는 연구비를 특별 지원해 주었다. 프로그램 실행 후에 프로그램 전 후 및 3주 후 결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참가자들의 통증과 약 사용이 현저히 줄고, 정신적/신체적 건강은 현저히 증진되었다.
‘역경 너머 보고 기뻐하라’ 프로그램은 환자들이 부정적인 것들(병/고통/사망 등)을 보는 대신 하나님이 병고를 통해 주시는 더 좋은 것들을 영적인 눈으로 보고 기뻐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한다. 회복 사례 하나를 들자면, 최근의 한 참가자는 교육을 통해 자신의 병고가 오히려 축복이 되고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자산이 됨을 깨닫고 앞날을 희망적으로 보고 크게 기뻐하였다. 그 참가자는 19년간 사용하던 편집(우울)증 약과 뇌종양 수술 후 사용하던 약을 프로그램 후 1개월 반만에 모두 끊는 기적을 경험하였다. 물론, 필자의 아내가 영양사로서 오랜 세월 건강식을 연구/교육한 경험으로 식생활을 개선시킨 것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더 큰 영향은 ‘마음의 즐거움이 양약(잠언 17:22)’이 되었던 것이다. 하늘이 인정하는 참된 치유의 길은 값비싼 것도, 멀리 있는 것도 아닌, 너무나 가까운데 있는 것이다. 환자 내면에 잠재된 놀라운 치유력이 밝혀지면서 의학계에서 기술, 의사, 병원, 질병 중심이 아닌 환자와 협력하여 치료하는 ‘환자 중심의 관리 (Patient-Centered Care)’라는 말이 빈번히 사용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닌 것이다.
박정환박사(DrPH, MPH, MA, CHES)
미국 로마린다대학교 건강교육학 석/박사 과정 및 삼육대학교 대학원 신학과를 거쳤으며, 캘리포니아 위마 라이프스타일 센터에서 전인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건강교육사업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연락처: 909-229-2806. lookbeyondrejoice@gmail.com
http://www.plbar.org (People for Look Beyond and Rejoice)